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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호라 강필 망언 시리즈 (4) - "출제의도 그런 거 다 알아야 해요?"

by 티카보 2014.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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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 시리즈라는 제목은 다소 '자극적'인데,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내기 위한 표현임을 이해바라고, 이번 주제는 많이 물어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간혹 이런 경우가 있고, 최근 쪽지, 교무실, 게시판 등에서 이런 종류의 질문이 부쩍 많은 듯합니다. 지금부터는 최대한 학습의 효율을 높여야 하는 부담 때문에 그러한 듯합니다. 이에 대한 답변을 겸하는 글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모든 '말'은 문맥 속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어떤 선생님이 수능문제에서 출제의도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을 했다고 합시다. 출제의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을 할 분은 당연히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표현을 썼다면, "실제 시험장에서는 출제의도의 파악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쓸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당연한 것'인데도, 여러분은 '출제의도의 분석'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로 이해합니다. 

공부할 때나 시험을 볼 때나 당연히 출제의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다만, 출제의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말과 시험에서 그것을 끝까지 파악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이 말은 다른 말입니다. 출제의도에 대하여 거창하게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출제의도란 말 그대로 출제자가 기대하는 문제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출제의도의 학습은 '학습의 과정'에서는 당연히 필수입니다. 기출문제를 '출제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때만 학습의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다음번 문제에서 반복되는 것은 '출제의도'이지, 문제 자체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출제의도는 '출제의 원칙'의 관점에서 파악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가우스 기호'의 뜻을 묻는 문제를 출제하였다… 이러한 출제의도는 없습니다. 주어진 가우스 기호의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 출제의도이다… 이 말은 옳은 것입니다. 

주어진 가우스 기회의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가우스 기호의 의미가 수험생에게 알려지지 않아야 합니다. 이것이 상식입니다. 출제자가 정보의 부족으로, 수험생이 그 가우스 기호의 의미를 이미 알고 있는지, 없는지 - 즉, 어느 학원에서 또는 어느 교재에서 '암기하도록' 가르친 사실이 있는지 - 파악 못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정보의 수집에서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은 '출제자'입니다. 저와 같은 강사들은 '출제과정'을 문제를 통해서 '추론'할 수밖에 없지만, 출제자는 저와 같은 강사의 강의와 교재를 모두 수집하여 검토합니다.

물론 교과과정에 있는 것, 이미 기출문제에서 다루었던 교과과정범위의 내용은 '이미 알고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것도 '출제원칙'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해능력'의 평가라는 항목이 있는데, 이것은 '시험장에서 이해능력'을 평가하는 문항도 있고 - 예를 들어, 문제에서 정의된 수학적 표현의 이해 같은… - 평소에 이해능력이 있었는가를 평가하는 문항도 있습니다. 즉, 이런 관점에서 '학력고사'의 성격을 갖는 것입니다. 이것도 '평소에 이해능력'을 높였으면 되지만, 이해능력이 부족한 경우도 '암기능력'으로 보완 가능합니다. (암기능력으로 그것을 보완할 시기에 이해능력을 근본적으로 높였으면 아마도 어떤 암기도 필요 없었을 것이고, 시간도 덜 걸렸을 것이지만… 사실상 이런 학습을 할 여건에 있지 않으니, 이것은 제 강의에서도 자세히 다루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식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것을 '해석하는' 능력은 '평소의 이해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면 '암기'로 보완가능한데,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그것은 철저하게 '교과서'에 있는 것들입니다. 시험장에서 식의 의미를 해석하는 '이해능력'의 평가란 당연히 '식의 의미를 수험생이 미리 학습하지 않은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사실 수능에 나온 가우스 기호의 문제들은 '추론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교과서로부터 식의 의미를 충분히 해석할 수 있는 문항도 일부 있긴 했지만… 즉, 기출문제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이해능력의 평가문항도 있었고, 추론능력의 평가문항도 있었는데, 후자가 당연히 많았습니다.)

따라서 학습의 과정에서 '출제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전혀 엉뚱한 학습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런 것 무시하고 열심히 한다고 하면 간접적으로 얻어지는 이득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당연히 비효율적입니다.

출제자가 아닌 이상 기출문제의 전 문항의 출제의도를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출제에 참여한 분은 없을 테니 - 이것은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없겠죠. - 기출문제 전부를 모으면, 설령 한두 번 출제에 참여해본 분보다도 제가 출제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나름대로 자부합니다. 

여러분에게 중요한 시기이고, 언젠가 '평가원의 대변자를 자처할 것'이라고 했으므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여러분이 접할 수 있는 많은 '강사'들은 내용영역의 수준에서도 - 행동영역의 관점에서는 고사하고 - 출제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출제의도를 잘 알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엉뚱하게 출제의도를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교육과정외의 것도 가르치고, 지식의 추가를 개념정립이라고 말하고, 교과서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문제가 교과서의 무엇을 근거로 출제되었는지를 밝히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만약에 정말로 '출제의도가 중요하지 않다'고 누가 주장한다면, 출제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하는 근거 없는 '비난'일 뿐입니다. (아마도 이런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규모가 작은 동네학원의 '강의실'에서는 많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시험장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수능당일날 수능문제지를 보면, 대략 여러분이 수능시험을 치르는 시간 정도에서 몇 문항의 출제의도가 모호하게 파악됩니다. (대략 하루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완벽하다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모든 문항의 출제의도가 대강 파악됩니다.) 물론 시험장이라면, 출제의도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아도, 그 문제를 맞힐 수는 있습니다. 

그러니, 사실은 넓은 의미에서는 이조차 '출제의도'입니다. 즉, 출제의도의 관점에서는 어떤 문제는 여러 가지 풀이방법을 '보장'해야 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원칙은 '교과서에서 훈련된 방법으로,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풀이로, 수학의 가장 기본적인 도구인 연산능력으로' 설령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해결되게 출제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이런 관점에서 시행착오가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으면 - 그 문제만이 아니라 시험전반에 영향을 줍니다. - '반드시' 문제에서 표현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 문제에 쓰인 표현을 읽어내지 못하고 있을 뿐…

따라서 시험장에서 '좁은 의미의 출제의도'에 연연하지 마라… 이 말은 옳은 말입니다. 왜냐하면 '좁은 의미의 출제의도'란 가장 최적의 풀이방법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만들 때 처음에 출제하고 싶었던 풀이방법이라고 할까… 물론 '최적의 풀이방법'은 '풀이가 짧은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조금 극단적으로 말해서, 많은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이른바 '한줄 풀이'는 최적의 풀이방법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하게는 '교과서의 개념과 정의를 정확하게 이해하면, 계산이 필요 없는 풀이'는 출제의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시험당일'에 이렇게 해설하는 분을 거의 들어본 기억은 없습니다. 지금 알려진 바에 의하면 '시험지'를 미리 입수해서 준비한 것 같은데도… 주변에서 저에게 해설을 빨리 하라고 하면, 저는 좀 당돌하게 이렇게 답할 정도로… 어차피 내가 해설하기 전에 문제의 정확한 뜻은 알려지기 어려울 것이다… 요즘 제 자랑 너무 하는 듯…)

출제의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시험장에서도 '좁은 의미의 출제의도'에 연연하지 않는 '결단'이 필요하지만, 낭비적 요소를 갖는 풀이도 어느 정도의 시간 안에 - 다소의 불이익은 할 수 없지만, 그 문제를 맞히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이 '넓은 의미의 출제의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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