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다호라 산정무한 - 강필
( 시기가 시기라서, 교과서 강의 또는 학습에 대한 문의가 많습니다. 사실 이와 관련하여는 간단하게 답변을 요약하기 힘들 정도의 '방대한 이슈'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은 교과서 학습에 대해서 '모든 것을 다 해명하고' 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부터 드립니다. 사실 이런 종류의 의문들은 다른 문제도 마찬가지인데, '학습을 하면서' 해결하는 것이지, '학습전'에 해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특히 인강의 성격상 예를 들면 '교과서 강의를 신청할 것인가' 등등의 문제때문에, 이런 고민을 한다고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수준에서의 궁금증을 정 해소해야 한다면, '수리영역학습법'의 교과서편, 믿음의 정도가 점수로 나타날 것이다 강의, 제가 쓴 글 중 교과서가 중요하다는 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정도를 참조하는 수준에서 판단하기 바랍니다. )
1. 교과서는 아는만큼 보인다는데, 나중에 정리할 때 학습해야 하는 것 아닌가 ?
사실, 질문으로도 제일 많고, 또 이런 의견을 피력하는 분들도 많고. 언뜻 생각하면 매우 합리적인 말처럼 들리기도 하고. 아마도 교과서가 '중요하다'는 말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교과서가 왜 중요한지 사실 잘 모르는 분들이 주로 쓰는 말일 것입니다. 좀 잔인하게 말하면, 교과서가 중요하다는 말은 부정할 수는 없고, 도대체 왜 중요한지는 사실 잘 모르면, 이런 말을 내세운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지극히 당연한 말'로 실제로는 교과서공부가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는 셈입니다.
교과서는 아는만큼 보인다. 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교과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텍스트'에 적용되는 말입니다. 모든 교재는 '아는만큼' 보이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식으로 반문하자면, 이렇게 됩니다.
갑 : 교과서는 아는 만큽 보이는 책입니다.
소크라테스 : 네. 옳은 말입니다. 그런데 다른 책은 안 그런가요 ?
갑 : 물론 모든 책은 아는 만큼 보입니다.
소크라테스 : 네. 그러면 당신은 교과서는 '아는 만큼' 보이니까, '나중에' 학습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다른 책은요 ?
갑 : *** ( 왜냐하면, 갑은 '다른 책'도 나중에 보아야 한다. 따라서 '모든 책'은 나중에 보아야 한다. 즉, 지금 볼 책은 하나도 없다. )
'교과서는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학습자가 아는만큼 더 볼 수 있는 책'입니다. 따라서, 바로 그 이유때문에, 처음부터, 그 새롭게 보이는 것이 없을때까지 - 이것은 현재의 고등학교 교과서가 다루는 내용을 감안할 때 저도 장담하기 어려운 경지입니다. - '계속 반복적으로' 보아야 한다. 이것이 옳은 생각입니다.
문제는, 반복학습을 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는 점에 있습니다. 반복학습을 '과정'중심으로 하면, 전의 학습에서 못 보았던 '과정'을 발견하게 됩니다. 학습을 '결론' 중심으로 하면, 쓰여져 있지 않은 결론을 '알게 된 이후'에 교과서에는 그것이 '없다는 사실'만 발견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교과서로부터 그러한 결론을 추론할 수 있는 사람만 - 아는 만큼 - 그러한 '결론'이 사실은 교과서에 쓰여져있구나. ( 정확하게는 교과서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결론이었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미 교과서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능력' ( 아는 만큼 )이 생긴 이후이므로. 사실은 교과서를 보는 것은 '좀 낭비되는 시간'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기가 아는 교과서에 없는 결론이 교과서로부터 추론할 수 있었구나를 아는 것은 시험범위를 확인한다는 의미에서는 도움이 되긴 하는데, 이번에는 즉 이런 의미에서는, 그 결론을 '버리면 되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왜냐하면 교과서로부터 간단히 추론할 수 있고. 실제로 시험에서는 그 결론이 아니라, 교과서로부처 '추론하는 과정'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의 인식수준에서 이런 '논리적 관계'와 판단, 추론이 잘 안되는 것은 이해될만 합니다. 그런데 다른 과목도 아닌 수학을 가리치는 분들이 이런식으로 말하는 것은 조금은 '심한' 것입니다. 수학이 생각하는 방법으로 체화된 것이 아니라, 솔직히 말해서, 단지 수학적 지식들만 머리속에 '저장되어 있는 상태'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즉, 여러분보다 지식은 많을지 몰라도,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에서는 결코 '우위'에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각하는 방법은 가르칠 능력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이것은 비난이 아닙니다.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못한다고 해서, 선생님이 아니거나. 이런 것은 아니니까.
단지, '솔직함'이 문제이긴 합니다. 그냥 교과서가 덜 중요하다. 이렇게 솔직한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그나마 학생들에게 혼란도 덜 주고, 학생들이 판단도 쉽게 하고. 이럴 것이라는 뜻입니다. 교과서가 중요하다면, 교과서를 계속 보아야 하는 것이며, 교과서가 덜 중요하다면, 소위 말하는 기본서, 개념서를 게속 보는 것입니다. 공부란 것은 그렇게 '단순'하게 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2. 교과서를 왜 사전처럼 보아야 합니까 ?
이것은 일단 저의 말을 오해하는 것입니다. 모든 말은 문맥속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정확하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수험생'은 - 거의 대부분의 - 교과서를 '사전'처럼 활용하라.
비유가 조금 부적절한 면도 있지만 - 비유는 그 자체로 오류를 낳는다... - 영어사전을 생각하면 됩니다. 영어사전을 보는 법 정도 알면 됩니다. 그 다음에 할일은 오로지, 영어문장을 독해하는 것입니다. ( 대화는 나도 잘 모르니..생략.. ) 영어문장을 읽다보면, '모르는 단어'가 나옵니다. 처음에는 '추론'해봅니다. 앞뒤 문맥으로. 또는 뭔가 느껴지는 분위기. 어근.어미 이런 식으로. 사실 이렇게 해서 '맞히면' 됩니다.
맞힌 다음에는 그래도 그 추론이 정확한지 확인해보면 됩니다. 어떻게? 사전 찾아보면 되죠. 만약에 추론한 단어뜻으로 앞뒤가 연결이 잘 안되면, 그런 시도를 몇번 해보고 나서, 사전으로 찾아보면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만약 그 단어가 '중요단어'라면, 내가 해석하는 문장이 '시험범위와 수준'에 적절하다면, '수도 없이 참조'하게 되는 단어가 곧 중요한 단어입니다. 당연히 '저절로 암기'되어질 것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고등학교 2학년은 순서대로, 교과서의 체계대로 천천히 교과서를 '누군가의 도움'을 얻어서 보아야 합니다. 교과서는 '독학용 교재'로 쓰여진 책은 아닙니다. 그래서 전편의 질문, 아는만큼 보인다가 정말로 의미가 있으려면, 그러면 또 그렇게 주장하는 분이 '교과서'로 강의를 해야 합니다. 그 말이 '독학으로 그 모든 의미를 알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리고 그 책이 중요하다면, 당연히 강의를 해야 하는것이죠.
저는 그런 의미에서 교과서는 독학으로는 학습과 훈련을 하기에 부족함이 있다. 애초에 교과서는 독학하는 사람을 위해서 쓰여진 교재는 아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할 때 사용하라는 '수업용 교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중요하고,에상외로 교과서로 '수업을 안하니까' - 교과서로 수업을 할 것을 학교에서도 요구하지 않는. 그런데 평가원은 비판하는. ??? - 저라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이번에는 그렇게 하기에는 좀 시간이 모자랍니다. 그리고, 어찌되었건 처음 배우는 주제들이 아닙니다. 이미 아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문제해결능력을 중심으로 ( 즉 기출문제를 풀어본 결과를 토대로 ) 교과서의 단원을 선택적으로 보완학습하라는 것입니다. 어떤 단원은 '처음 배우는 각오'로 해야 하고, 어떤 단원은 '사전'처럼 계속 활용하고. 어떤 공식은 처음 유도하는 심정으로 해야 하고, 어떤 공식은 이미 익숙한 도구로 계속 반복활용해야 하고.
이제, 교과서를 '사전'처럼. 이해되나요 ? 기출문제도, 다호라 강의도 사전처럼. 이 뜻이 그러한 것입니다. 단 기출문제는 일정시점에서 '사전'처럼 이용하는 것이고. ( 다호라 4기 기본강좌의 일정에서는 단원별 기출문제 풀이 이후에는 ) 다호라강의는 '전체강의'를 필요에 따라 사전처럼 - 설령 미리 한번 듣지 않았다고 해도. 그리고 들었던 강의도 - 이용하는 것입니다.
3. 교과서만 학습하면 어쩌구 질문들
이것은 여러강의, 여러 글에서 수도 없이 강조한 것이고, 적어도 다호라에 찾아오신 분들은 제 말을 오해하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다호라의 외부에서 '교과서가 중요하다는 사람'에 대한 비판의 근거로 많이 사용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교과서가 중요하다는 말하고 교과서만 공부하라는 말하고 같은 말이 아닌데도, 많은 학생들은 교과서가 중요하다는 말을 그렇게 오해합니다. 이것은 누구 탓이라고 할 수도 없고. 다호라 외부에서 교과서가 중요하다는 말을 오해하는 사람들까지 제가 '그런게 아니다'라고 절실하게 말해야 할 이유는 없기도 합니다. ( 다호라 2012의 다호라편지에서 이런 주제들이 정리되긴 할 것이고, 그 편지가 다호라외부에 배포되면, 그런 오해도 많이 없어지긴 하겠지요..)
사실, 제가 조금 답답한 것은, '말'들이 '내용의 잘못'을 숨기는 역할을 하는 현실입니다. 다소 과격하게 말해서 히틀러가 '민주주의'를 '말'하면 민주주의자가 되는 것 아닙니다. 교과서가 중요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을 '실천'해야 합니다. 기출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하면, 그것을 실천해야 합니다. 수학은 개념이 중요하다고 말하면, 정말로 수학적 개념이 학생들의 머리속에 형성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좀 솔직하게 말해서, 많은 사람들은 교과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말을 부정하지 못할 뿐. 기출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말ㅇ르 부정하지 못할 뿐. 수학에서 개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말을 부정하지 못할 뿐.
그래서 '말'은 교과서가 중요하고, 기출문제가 중요하고, 개념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내용'은 교과서가 아닌 다른 텍스트에 의지하며, 기출문제를 자의적으로 왜곡하고, 개념이 아니라 '특정 지식'을 학생들에게 주입함으로써 학생들 머리속에 진정한 수학적 개념이 형성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수험생의 눈물겨운 노력이 그 '방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수학적 능력이 비록 더디게지만 성장하고, 그 성장이 교과서와 기출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안정화되고. 그렇게 좋은 결과를 얻는 학생들이 생겨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런 학생들에게 진정한 찬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아쉽기도 합니다. 효과적인 훈련이 뒷받침되었다면, 그러한 노력으로 '더욱 위대한 성과'를 거두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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