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야기하지만, 수험생에게 진도는 매우 중요합니다. 수능일이 객관적으로 '결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수학적 능력을 만들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진도는 철저하게 '역'의 관점에서 만드는것이 올바른 것입니다. ( 사실 커리큘럼이란 것도 이런 일정의 원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 그리고 이것은 공부뿐 아니라, D- 어쩌구 하는 표현 자체의 '의미'는 계획을 '역순'으로 만들라는 뜻입니다.
수능일을 기준으로 한 역순진도는 금년에는 다호라도 발표하기 힘듭니다. '훈련'프로그램의 입장에서는 다호라도 금년에 처음 시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에는 초안이 발표될 수 있을 것이고, 운영경험을 통해서 5기쯤 될때 어느정도 완성되었다고 평가할 정도는 될 것입니다. 아무튼 금년은 저도 그냥 D-250 / D-200 이런 기준에서 학습의 중요단계를 설명드리는 정도로 그칠 수 밖에 없습니다. ( 표준진도는 일주일 단위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것도 대략적인 연간 프로그램을 전제하고, 일주일단위로 구체화하고 있는 과정일 뿐입니다. )
아무튼 그런데, 진도를 정확하게 따르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꾸준하지 않음'입니다. 사실 이게 제일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년간 꾸준하게 할 자신이 있는 학습시간을 정하라고 권하는 편입니다. 비록 당장은 그게 적어 보여도, 정말로 일년간 꾸준하게 할 수 있다면 그 꾸준함이 무조건 '승리'합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에서부터 '꾸준하게' 스스로의 공부를 하루 한시간을 했습니다. 그 성취를 누가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하루에 3시간씩 한다고 ( 강필의 하루 한시간 * 9 년 < 누군가의 하루 3시간 * 3년 + 초등학교 중학교때의 알파 ) 해도 고등학교 3학년때 그 누군가의 선천적 재능이 저를 능가하지 않은 이상, '당연히' 저보다 능력이 좋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과학적 사실 -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증명해드릴 수 있습니다. - 입니다.
강의에서 기회있을때마다 말을 합니다. 일주일간의 학습이 매일 2시간씩 6일 ( 일요일은 쉬어도 됩니다. ) 이면 12시간인데, 하루 5시간, 하루 쉬고, 하루 5시간, 하루 쉬고. 그러면 6일간 15시간 공부할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후자가 '더 공부한 것'같지만, 전자가 훨씬 더 많이 공부한 것입니다. 사실, 진정한 공부는 '책상 앞'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부의 과정은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도 있지만, 그것을 기록하는 과정, 그것을 되새기는 과정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체적인 과정에서 전자의 경우 ( 꾸준함 )가 무조건 더 많은 공부를 하게 되어 있는 것이 '인간 뇌'의 물질적 작용의 기본법칙입니다.
다음으로 꾸준하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진도가 늦어지는 경우는 '문제양'에 대한 집착입니다. 중요한 것은 '훈련의 목표'이지, '문제양'이 아닙니다. 전에 드렸던 글과 동일한 비유를 들면, 어떤 선수가 하루에 슛연습을 1000번 하기로 했다고 합시다. 그럼 물론 1000번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슛연습을 1000번 못했다고 해서 - 놀고 못한게 아니라, 실제로 해보니까 1000번은 할 수 없는 상황일때. 다른 연습도 해야 하니까 - 그럼 그 숫자를 당연히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숫자를 줄이는 대신에 '훈련할 내용'을 포기합니다. 또는 어느것도 포기할 수 없어서, '진도'를 늦춥니다. 기준에 대한 잘못된 이해 때문에 그렇습니다. '진도'는 평가원이 정하는 것입니다. 즉 '수능'일은 나에 맞추어서 늦춰지지 않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지나치게 순서적인 것을 고집합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시기에도 교과서를 차례대로 보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것이 '처음부터의 학습의 전과정'의 원칙입니다. 그런데 지금부터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꼭 처음부터 보려고 합니다. ( 진도의 기준은 원래 역순으로 정하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 제가 농담삼아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교과서의 앞단원은 자신감을 갖고 있고, 뒷단원은 자신없어 한다.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됩니까 ?
수험생일때는 약한 단원을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했습니까 ? 교과서 안 보았다고 , 예를 들면 지수,로그의 단순한 계산 문제도 틀리나요 ? 교과서를 안 보았으면, 참고서라도 보았을 것 아닙니까 ? ( 그래서 지금까지 놀았던 사람은 예외입니다. 이제 공부를 '시작'한다면, 그 경우야 당연히 교과서의 본문부터 볼 일입니다. 역시 아무리 늦어도... ) 즉, 나는 현재 일정한 조건에 있습니다. 그 조건에서 '해야 할 것'들을 찾아야 합니다.
실제 금년에 진행되는 표준진도는 이런 의미에서, 어떤 시점이든 그것을 '시작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배치한 것입니다. 처음부터 시작하든 지금 시작하든 진도상의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훈련의 양'에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그런데, 예를들면 다호라에 이제야 찾아왔다고 합시다. 그럼 그동안은 놀았나요 ? 안 그렇습니다. 무엇인가는 열심히 했을 것 아닙니까 ? 어떤 생각으로 공부를 했건, 공부의 내용은 전형적인 문제 해결에 맞추어져있었을 것입니다. ( 예를 들어 다른 선생님의 인강을 들었다면 더욱 그러합니다. 수학을 개념적으로 가르치는 분은 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는 없습니다. 출제된 문제들을 '정형화하는 강의'들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그 공부한 것이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얻은게 있는 것'입니다. 전형적인 문제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서 문제이지, 모자라서 문제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 그러니, 양이 꼭 모자라다고 할 수 없습니다. ( 오히려 표준진도의 처음부터 시작을 해도, 아직도 기출문제를 풀지 못한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이경우야말로 양이 모자란 것입니다. )
진도를 늦추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경우가 '틀린 문제'를 너무 오래 붙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문제가 틀리면 오래 고민해봐야 한다는 말은 올바른 말이며, 중요한 말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시기가 있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고등학교 1학년 때, 고등학교 2학년 때 교과서 수준의 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연히 어려운 문제를 갖고 그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즉, 스스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을 오래 생각해보라는 뜻입니다. ( 아마도 문제 푸는 원칙에서 이게 제일 큰 오해일 것입니다. ) 객관적으로 스스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오래 생각하려고 합니다. 당연히 진전이 없습니다. 고집합니다. 그래서 진도만 늦어집니다.
스스로 생각해야 할 문제는 여러분이 생각할 기회도 없이 '배워버리게 된' 현실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스스로 생각해야 할 문제들의 수준을 낮추어야 합니다. ( 진도가 늦어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스스로 생각해야 할 문제의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수험생일 때는 따라서 어느정도 시간 기준을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간 기준을 초과하면 '넘어가야' 합니다. 성격상 못 넘어가겠다고 말합니다. 그럼 성격 고쳐야 합니다. 미안하지만 그런 성격으로는 수능을 잘 볼 확률이 적습니다.
17년간 기출문제집의 문항을 세개의 단계로 구분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특히 step C에 수록한 문제는 사실 심지어 수능때가지 못 풀어도 좋다고 썼습니다.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시중출판되는 책에 그렇게 썼습니다. 이것은 제가 혹시 그런 논리에 대해서 누가 비판한다고 할 때, 그 모든 비판을 잠재울 자신이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그런 수준의 문제를 고민하면서 진도를 나가지 못합니다. '풀기 위한 시도'를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시도'는 해야 합니다. 그 자체가 중요한 훈련입니다. 좀 역설적으로 '풀이'를 빨리 알면 알수록 '손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점검하고 싶으면, 역대 수능의 킬러문제와 그 이후의 출제된 문제를 '내용적으로 비교'해보기 바랍니다. 그럼 뭔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6월,9월 모의평가의 킬러 문제와 그 뒤의 기출문제를 내용적으로 비교해보기 바랍니다. 그럼 뭔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 모든 문항 ( 킬러문항 )들은 '재출제'되었습니다. 여러분은 ? 과연 그 킬러문제의 '풀이'를 학습하고, 그 뒤의 어떤 기출문제에 도움이 되던가요 ? (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수능킬러문제들의 단순 학습은 그 이후의 평가원 '모의고사'(!)에 약간 도움이 되는 경우는 있었습니다. 이것도 평가원이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하는 것이긴 합니다.. 사교육 강사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그 이유를 무시하고, 자기가 가르친 것이 나왔다고 - 그래야 모의고사일 뿐인데 - 시장을 넓히는 선전의 도구로 쓰는 바람에 평가원은 지금은 이것도 회피하고는 있습니다만 )
진도를 늦추는 선택은 그 자체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진도는 역순으로 만드는 것이 원칙입니다. 만약에 어떤 이유로 진도가 늦어지고 있다면 그 자체로 '문제이다'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 표준진도를 따르는 분들은 그쪽 게시판의 글이 기본입니다. 여기는 항상 일반론이므로 약간 착이가 나는 점들은 그쪽 게시판의 원칙을 따르면 됩니다. 특히 관리회원은 제가 개별적으로 조언을 하는 것이니 무조건 그 조언이 먼저입니다. 아무튼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금년의 표준진도는 그 자체가 9월 모의평가 전에 종료되도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진도상의 여유가 있는 것이라, 표준진도를 따르는 분들은 진도에 여유를 두라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점은 혼동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
묻습니다. " 너는 왜 진도가 늦어지고 있느냐 ? " 그런 것이 있다면 당장 그것을 고쳐라. 시험공부 다 안하고 시험보는 것이 제일 바보스런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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